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윤민정 수필쓰기 -겨울 냄새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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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꽃돌이민정 작성일05-11-16 23:15 조회1,653회 댓글2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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겨울 냄새

바람이 앙상한 나뭇가지를 스치고, 웅덩이에도 살얼음이 끼는 11월이다.
11월에 살얼음이라 가을단풍을 느끼지도 못 한 채 겨울 냄새가 나고 있다. 추위에 벌벌 떨면서도, 지긋지긋 해질 만도한 캐럴을 몇 십번씩이나 들으면서도 매 년 오는 그 겨울을 기다리는 내 모습이란

나 는 왜? 겨울을 기다리고 눈을 기다리는 걸까? 내가 겨울에 태어났기 때문일까? 아니면 그저 눈사람놀이를 하고 싶어서? 모두 맞는 말이지만 무엇보다 큰 이유는 내가 가지고 있는 또 가끔 회상하기도 하는 그런 겨울과 나만의 추억 때문인 것 같다.

한 3학년 겨울이었던가 보다.

등교시간에 늦어 허둥대던 나에게 엄마는 눈꽃을 보여 주겠다며 동생과 나를 데리고 집근처 단풍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셨다. 나는 엄마에게 “엄마, 그럼 학교에 나 늦는다고 전화해줘.” 라고 말하고는 학교에 가는 것도 잊어버리고 있었다.
엄마가 보여 주시겠다던 눈꽃 그건 바로 아침에 함박눈이 내려 그 눈이 나뭇가지에 솜처럼 내려앉은 것이었다. 마치 동화 속 에 나오는 눈의 나라에 온 기분이었다.

하얀 꽃봉오리를 건드리면 봄날의 민들레 홀씨 퍼지듯 작은 눈 홀씨들이 바람에 날리고,
나무를 한번 건드린다 하면 우수수수! 밤 떨어지는 것처럼 눈이 머리위로 쏟아져 내렸다.

함박눈이 내리 는 날 하늘은 저절로 나를 자신을 보며 눕게 만든다.
얼굴위로 하늘하늘 내리는 눈, 차갑지만 도리어 마음은 따뜻하게 만들어준 겨울, 그런 차갑고도 시원한 느낌이 좋아서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을 기다린다.

저 높고 높아져버린 가을하늘에 언제쯤이면 눈이 고이고, 또다시 푹신한 눈 더미에 눕게 될까? 눈 더미 속에 들어 있는 그 작은 결정체 하나하나엔 내 추억이 들어있고 내 마음이 들어있다.

어쩌면 그런 소중한 것들이 녹아든 눈, 그럼 눈이 내리는 겨울을 기다리고 또 좋아하는 것은 나로서는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다.


- 11월의 소리 없는 가을에 씀!―


(리플 달아 주세요!)

댓글목록

강지혜님의 댓글

강지혜 작성일

캬~~ 민정쓰, 멋진다!! 민정아, 눈 오면 울학교는 정말 환상적인데, 기대하셔~~

장영미님의 댓글

장영미 작성일

정말 환상적인데...이번에는 선생님과 눈꽃을 함께 보는 추억을 만들어보자꾸나. 친구가 있고 오빠 언니들이 있어서 더욱 눈꽃하나 하나에 추억이 깃들꺼야.